옛날 옛적 어느 야트막한 언덕에 무척이나 부지런한 두더지가 살았습니다.
두더지는 눈 뜨자마자 발톱을 쉬지 않고 굴러 땅을 팠는데, 문제는 팔 때마다 반대쪽 흙을 도로 메운다는 점이었습니다.
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이 움직이니 숲의 모두가 "참 성실한 일꾼"이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, 굴은 하루가 다르게 앞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.
함께 굴을 파던 토끼는 도무지 진전이 없어 두더지의 삽질을 뒤에서 정리하느라 등이 휠 지경이었습니다.
어느 날 토끼가 "조금만 방향을 틀어 보시죠" 하고 조심스레 말하자, 두더지는 "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어!"라며 발톱을 더 빠르게 놀렸습니다.
결국 그 굴은 열 길을 파도 한 길만큼의 깊이였고, 숲의 지혜로운 두루미가 한마디 했습니다.
"저 두더지는 구멍을 파는 게 아니라, 땅을 저어서 국을 끓이고 있구나."
> 숲의 속삭임: 무능한데 성실한 건, 잘못된 길을 달리는 마차와 같아요. 당신은 그 마차를 끌지 않아도 괜찮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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