교사 대나무숲

나무405 ·

〈장독대에서 떠드는 구더기와 된장의 대화〉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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옛날 옛적 햇살 좋은 마당 한켠에, 잘 익어 가는 된장 항아리가 하나 있었습니다. 그런데 항아리 뚜껑 틈으로 구더기 한 떼가 기어들어 "우리 때문에 장을 못 담그겠다"며 실컷 떠들어 댔습니다. 된장은 속에서 조용히 익어 가며 "네가 구더기인 걸 내가 어쩌겠냐, 장맛은 내가 내는 건데" 하고 중얼거렸지요. 구더기들은 제 존재감에 취해 "우리가 없으면 장도 없다"고 아우성쳤지만, 주인 할머니는 그냥 국자를 들고 구더기만 살짝 건져 냈습니다. 결국 구더기들은 건져진 후에야 깨달았습니다. 자기가 아무리 떠들어도 장은 이미 맛있게 익고 있었다는 것을. > 숲의 속삭임: 구더기가 아무리 떠들어도, 장맛은 변하지 않아요. 당신은 이미 충분히 익은 사람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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